방송의 종류

옛날에는 '방송=TV', 단순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TV 옆에 셋톱박스란 놈이 자주 보이고,
요즘엔 TV를 켜면 방송 대신 요란하지만 그닥 쓸모 없는 화면이 나오기도 한다.(스마트TV)
심지어 애플TV, 구글TV는 이름만 TV지 화면출력장치도 없다.

요컨대 TV와 방송이 따로 노는 시대다.
방송을 종류 별로 정리해보자.

※ 방송이란?
방송법에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하여 이를 공중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즉, 기획/편성/제작하는 CP(Contents Provider)와 전송을 담당하는 방송사업자의 두 축으로 이뤄진다.
이 글에선 후자에 대해서만 살펴볼 것이다.


1. 지상파 (a.k.a. 공중파)
KBS, EBS, MBC, SBS, OBS가 있다.
땅속의 케이블이나 하늘의 위성에 대비하여 지상의 송신탑으로 전송한다 하여 지상파라 불리며,
공중(Public임 Air 아님)에게 open되어 제공된다 하여 공중파라고도 불리는데,
방송법 상 공식명칭은 지상파이다.

안테나 달고 동축케이블로 TV에 연결하면 TV가 신호를 해석하여 화면을 출력한다.
라디오처럼 방송마다 주파수 대역이 다르니 튜너에서 대역만 맞춰주면 채널이 바뀐다.
아파트에는 보통 옥상에 공청안테나가 있고 집집마다 케이블 배선이 되어있어서 따로 안테나를 달 필요도 없다.

최근들어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된 이유는
전송 효율을 높여 더 적은 주파수로 더 좋은 화질의 영상을 제공하려 함이다.
기술적으론 많이 다르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화질과 화면비율이 조금 바뀌었을 뿐 큰 차이는 없다.
TV에 따라 둘 중 하나만 지원할 수도 있다는 정도만 알면 될 것 같다.
참고로 나라마다 방송 규격이 다르므로 보통 해외에서 사온 TV로는 국내 지상파방송을 볼 수 없다.


2. CATV (케이블방송)
CJ헬로비전, T브로드, C&M, 현대HCN 등이 있으며 방송신호가 동축케이블을 타고 온다.

일단 아날로그 CATV와 디지털 CATV로 나뉘며 둘은 많이 다르다.
화질이 다르고, 셋톱박스의 유무가 다르고, VOD 지원 여부가 다르다.

아날로그 CATV는 지상파방송(아날로그)과 동일한 형태의 신호를 사용한다.
다만 무선이 아닌 동축케이블망을 통해 유선으로 송출하는 것이다.
암호도 걸려있지 않다.
CATV회사 케이블망에 선만 연결하고 TV 안테나 단자에 이어주면 바로 볼 수 있다.
당연히 별도의 리모콘을 주지도 않는다. TV 리모콘을 쓰면 된다.

디지털 CATV는 TV 외에 셋톱박스라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
동축케이블을 셋톱박스에 연결하고, 셋톱에서 TV로 A/V케이블(HDMI같은)을 연결해야 한다.
신호 형식이 지상파와 다르고 암호도 걸려있어서 셋톱박스가 신호를 해석해줘야 한다.
또한 셋톱박스에 모뎀이 들어있어 동축케이블로 인터넷도 할 수 있다.
이 모뎀을 통해 CATV지만 VOD도 볼 수 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IPTV와 거의 같다. 채널/VOD목록과 요금만 조금씩 다르다.


3. IPTV
KT, SKB, LGU+ 세 회사가 있다.

인터넷 회선을 통해 인터넷과 동일한 방식의 통신으로 방송신호를 전송한다.
멀티캐스트라는 기술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지만 기술적인 설명은 생략한다.
셋톱박스가 필수이며 셋톱에 동축케이블 대신 랜케이블을 꽂게 된다.
태생이 IP 기반이니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게임, 쇼핑 같은)를 쉽게 지원할 것 같은데
아직 걸음마도 못 떼었다.

가장 돈 많이 들고 어려운 전송망 구축 없이 깔아놓은 망으로 방송사업을 할 수 있으니 (물론 많은 추가 투자가 필요하긴 하다.)
인터넷 사업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기술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mobile IPTV가 이슈다.
지상파(Pooq), CATV(TVing)도 mobile은 IP 기반으로 서비스한다.


4. 위성방송
우리나라엔 Skylife 만 있다.

기술적으로 많은 채널을 제공하기에 용이하며 실제로 채널 수가 가장 많다.
누구나 한 번은 봤을 법한 접시형 위성안테나로 신호를 받으며 동축케이블로 신호가 나오지만
TV엔 꽂아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 위성방송 역시 셋톱박스가 필수다.
(안테나만 구하면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사태는 없어야 할테니)

셋톱박스가 있는데도 VOD는 나오지 않는다! (위성과 1:1 통신을 할 수는 없으므로)
이 결정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OTS(olleh tv skylife)라는 상품이 나왔다.
위성과 IPTV 셋톱박스를 통합하여 채널은 위성으로, VOD는 IPTV로 보는 구조다.

집마다 개별 위성안테나 설치가 필요없는 DCS 설명은 생략.


5. DMB
한때 시대를 풍미했지만 쇠락의 길을 걷고 있고 회생도 어려워보여 생략.


6. OTT (Over The Top)
OTT는 방송사업자라 할 수 없지만 방송산업의 미래에서 빼놓기 어려워보인다.
장치 기반 서비스와 웹/앱 기반 서비스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전자는 애플TV, 구글TV, 다음TV+,
후자는 유튜브나 Netflix, Hulu 등이 있다.

일단 이름처럼 남들이 깔아놓은 망 위에서 미디어 서비스 사업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망 구축을 안하니 쉽고 싸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지만,
아직 어떤 OTT 서비스도 major 방송 다수를 유치한 사례가 없다는 게 한계다.

그럼에도 유료방송 월 이용료가 보통 10만원 정도하는 미국에서는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저렴한 OTT로 옮겨가는 cord-cutting 현상이 이슈다.

기존 방송사업의 대체재가 될런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지 아직 모르지만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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